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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베데레 하궁 전시회: 클림트. 반 고흐, 로댕, 마티스에게서 영감을 받은...Austria, Vienna 2023. 5. 24. 00:26728x90반응형
벨베데레의 봄 축제를 다녀왔습니다.
늦잠을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주말 아침이라 느릿느릿 일어나 천천히 브런치를 만들어 먹고, 창문 밖을 봅니다.
그런데 창문밖의 하늘이 금방이라도 소나기가 후드득 떨어질 만큼 무건운 회색빛 구름이라, 괜히 제가 다 야외에서의 봄 축제 이벤트 걱정을 오지랖 넓게 합니다.
이번에 제가 관심을 가지고 관람한 것은 5월 29일까지 전시되는 「클림트. 반 고흐, 로댕, 마티스에게서 영감을 받은...」 전시입니다.
상궁의 그 유명한 '키스'의 맞은편에서 후광을 번쩍이는 '유디트'가 네덜란드의 반 고흐 뮤지엄에 전시되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클림트에게 영감을 준 반 고흐, 로댕, 마티스 등의 화가들의 작품과 함께 다시 하궁에 전시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벨베데레 하궁 관람이 저의 to-do list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클림트. 반 고흐, 로댕, 마티스에게서 영감을 받은...
KLIMT. Inspired by Van Gogh, Rodin, Matisse...」
1. 물뱀 II 1904/1906-07 by 구스타프 클림트
구스타프 클림트의 이 '물뱀II'을 보고 있노라면, 그림 속의 인물, 요정들이 인어의 몸짓으로 유유히 유영하다 프레임 밖으로 금방이라도 헤엄쳐 튀어나올 것만 같다.
저 작품 속 여인의 뺨은 볼그레 볼터치를 한 것 같고, 윙크를 하려는 듯 그윽하게 유혹하듯 나를 쳐다본다.
저 매혹적인 눈빛에 반한다. 참 마음에 드는 작품이다.
2. 유디트 1901 by 구스타프 클림트
유대인 여전사인 유디트의 축 쳐지고 크기가 다른 눈, 약간 벌려진 입술, 그리고 마치 우월함을 나타내기라도 하려는 듯 아시리아 적장의 잘려진 머리를 짓누르며 잡아채고 있는 모습은 섬뜩하다. 그러면서도 얼핏 오른쪽 하단의 잘려진 머리를 눈치채지 못한다면 몽환적이기도 하다. 속살이 비치는 스카프 때문일까?
금빛으로 목을 꼭 다 감싸버린 쵸크 목걸이가 뻣뻣하고 곧은 수직적 느낌을 만들어 그녀를 더욱 강하게 보이게 하는 것 같다. 그녀는 환희에 취하는 중이다.
3. 아방가르드 예술가들과 그들에 의해 영감을 받은 클림트 작품의 비교
왼쪽 작품에 대한 설명이 참 흥미로웠다. 미국의 초상화가로 유명한 존 싱어 사전트(John Singer Sargent)는 1884년 파리에서 스페인의 유명한 궁정화가 벨라스케스(Velázquez)의 영향을 받은 그림 기법을 사용하여 'Madame X' 작품을 발표하는데, 엄청난 혹평으로 파리를 떠나야 했다.사전트는 파격적인 포즈로 감각적인 초상화를 의도적으로 계획하였지만, 초상화속의, 스캔들이 끊이지 않았던 버지니 고트로(Virginie Gautreau)여인이 보여준 드레스 끈의 흘러내림은 그 당시 파리 살롱에서는 받아들여질 수 없었다.
클림트의 '마리 브로이니크'
이 작품이 나를 하궁에 몇 번이고 다시 오게 했다.
여인의 눈, 손목의 팔찌, 반지 그리고 검지만 화려한 드레스. 너무 사실 같아, 클림트의 그림 같지 않아서이다.
남부의 빛에 매혹된 빈센트반 고흐는 1888년 프로방스에서 이 작품을 그렸다. 노란 황금색 들판과 하늘과, 붓꽃의 보라대비. 대담한 대각선 구도가 눈길을 끈다.스위스의 상징주의 화가 페르디난트 호들러의 '감정'이라는 작품에 영향을 받은 클림트의 '에밀리 플뢰게(Emilie Flöge)'.
에밀리 플뢰게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파트너이자 뮤즈로 플라토닉한 사랑의 대상이었다. 패션 디자이너 및 기업가였던 그녀의 그림 속 의상은 클림트만의 이집트적 문양으로 표현 된 한 마리의 '공작새' 같다.
여름이 되면 에밀리 플뢰게와 함께 클림트는 '아티제'라는 조용한 오스트리아의 호수 마을을 찾아 풍경화를 그리며, 뱃놀이도 즐겼다던 두 연인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벨베데레 상궁에서 꼼짝없이 갇혀 있는 세계 걸작 '키스'를 마주하고도 숨막히는 전율을 솔직히 느껴보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에서의 클림트 몇 몇 작품들은 그림이지만, 마치 사진과 같은 현실감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그 느낌 그대로를 카메라 렌즈에는 도저히 담을 수가 없습니다.
몇 번을 다시 다녀왔습니다. 처음엔 보이지 않았던 작품속의 의미와 디테일들 그리고 비로소 깨우치게 된 이번 전시회의 의미들.
너무 늦게 포스팅을 올리는 감이 있지만(전시회가 이제 1주일후면 종료됩니다.), 먼 훗날 돌아 볼, 스스로에 대한 기록들 이기도 하기에 이번 포스팅을 행복하게 작성합니다.
강렬함에 이끌려 몇 번이고 여러분들도 다시 방문할 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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