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는 유럽의 역사를 만든 가장 큰 힘 이자 원동력입니다. 교회, 성당이 없는 유럽은 찾아볼 수가 없지요. 어느 곳을 가더라도 시각마다 은은하게 울리는 교회의 종소리는, 종교가 다르거나 없다 하더라도, 한국 사찰 처마 끝에서 바람 따라 흔들리는 풍경소리 같습니다.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마법의 소리'라고나 할까요?
우리나라에서 기독교나 가톨릭교를 믿는 사람이 아니라면, 조금은 낯선 부활절을 오스트리아에서는 대략 10여 일의 학교방학으로 가족들, 친지들과 이 날을 기념하고 즐거워합니다. 유럽 친구들의 부활절 휴가모습 사진들을 보니, 우리나라의 추석에 버금가는 큰 명절 같습니다.
작년의 부활절 즈음에는 튀르키예 여행을 하며, 삐삐가 되어 큰 바구니 풍선을 타는 인생경험을 하였고, 이번 부활절에는 알프스의 겨울산에서 스키를 즐기고 온천을 하기로 합니다. 사실 9박 10일 동안 늘어져, 늦잠 자고 Netflix나 보며 곰처럼 뒹굴뒹굴거리고 싶은데, 아이들이 저를 가만히 놓아두지 않습니다. 집 나가면 고생인데...
1. Bad Hofgastein으로 향하다.
미리 예약을 했다면 더 저렴했을까? 평소의 3, 4배 요금을 내고 비엔나에서 Bad Hofgastein역으로 향한다. 아이들은 무료라는 말이 무색하게, 혼자 일 때, 같은 여정의 요금이 훨씬 저렴한 것을 보니 기차표에는 아이들 요금이 0€ 로 표시되더라도, ÖBB 나름대로의 아이들 요금이 있어 보인다.
ÖBB, 너 왜 솔직하지 않은 거니?
비엔나에서 출발한 기차가 잘츠부르크에서는 조금 오래 정차한 후, 다시 출발한다. 4시간 30분 정도를 경유 없이 가려니 지겹다.
Gastein지역은 겨울에는 스키와 온천, 봄과 여름에는 푸릇하고 청정한 알프스 하이킹, 골프 등으로 유명한 곳으로, Dorfgastein, Bad Hofgastein 그리고 Bad gastein 이렇게 3개의 마을이 웅장한 알프스 산에 둘러싸여 있다.
Stubnerkogel에는 유명한 아찔하고 아슬아슬한 현수교, 알프스 설산 봉우리를 바라보며 따뜻한 스파에 몸을 담그면, 영혼마저 치유될 것만 같은 Alpentherme 그리고 바위와 암석으로 둘러 쌓인 독특한 온천인 Felsentherme도 있다. 스키어와 스노보더를 위한 무료셔틀버스 운행(스키복+장비지참)으로 본인의 실력과 취향에 맞춰 이 마을 저 마을 옮겨 다니며 다양한 코스로 스키와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다.
Gastein Card를 이용하면, 스파입장료, 버스, 각종 관광지 입장료, activity 요금들이 조금씩 할인된다. 잘츠부르크 card, 인스브루크 card와 같은 개념인 듯한데 할인폭은 작아 보인다.
Gastein Card는 숙소에서 무료로 발급받을 수 있다.
조그만 시골기차역에 도착하니, 바로 마을로 가는 버스가 도착해 있습니다. 새롭고 낯선 환경에 아이 둘을 돌봐야 하니, 그 긴장감이 엄청난 피곤함으로 밀려오지만, 도시인 비엔나와는 또 다른 평화스러운 시골정경에 이내 마음이 놓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