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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스트리아에서 사는 법-25: 혹고니, 댕댕이와 함께 수영하는 오스트리아 사람들(in 도나우 인젤, 비너베르크 휴양구역. 단, 나체주의자 주의!)
    Austria, Vienna 2022. 7. 21.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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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대륙은 폭염경보가 몇 차례 내려칠 정도로 달구어져 있습니다. 얼마 전 뉴스에서는 스페인 남부, 세비야의 낮 최고기온이 45도가 넘었고, 이번 주 오스트리아와 이웃나라 독일, 베를린의 기상예보도 35도가 연일 계속된다고 보도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벌써 폐기가 되었을 법한 옛 기차와 트램이 에어컨 없이도 여전히 운행되고 있어, 유럽의 낭만을 찾아 이런 에어컨 없는 기차와 트램을 요즘 같은 날씨에 탑승한다면 어떻게 될지 상상이 되시나요?

    얼마 전 도나우 인젤에서 음악축제가 있었습니다. 딸과 함께 축제에 가보니, 한국 걸그룹의 음악이 무대에서 흘러나옵니다. 한국 걸그룹의 음악에 맞춰 오스트리아 10대 여학생들의 노래와, 군무 공연이 있는 걸 보니 괜히 어깨가 봉긋 솟아오릅니다. 한쪽에서는 무대공연이 계속 이어지고, 근처엔 음식, 맥주, 와인 가판대와 레스토랑 상점이 줄지어 있고, 도나우 강에는 비키니를 입고 태양 목욕을 하는 여인들과, 혹고니, 오리들과 함께 가족, 연인, 친구들이 수영, 패들보트 등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오스트리아의 강에서 여름을 즐기는 일상의 모습을 공유합니다.



    바다가 없는 내륙국가인 오스트리아에는 싱싱하고 맛있는 해산물을 먹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마트에 가면 북유럽에서 온 연어, 동남아에서 온 새우, 그리고 이름 모를 3, 4 가지 정도의 생선은 판매하고 있지만, 그 외의 해산물은 보기도 힘들고 사기도 힘들며, 냉동제품은 그나마 조금 살 수 있는 편이다. 그래서 바다가 있는 포르투갈의 포르투나,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 여행을 갔을 때, 싱싱한 해산물이 들어간 음식을 먹고 맛의 행복을 느꼈다고 할까? 갓 잡은 듯한 오징어와 새우를 안주삼아 시원한 맥주 한 잔이 주는 그 청량한 행복.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인데 바다가 없어서일까?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흥이 없고 딱딱한 민족 같다. 바다 옆에 사는 사람들의 걸걸함과 특유의 흥과 멋이 없다.
    어쩌면 그 딱딱함이 클래식 음악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나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1. 도나우 강의 혹고니, 'Mute Swan'



    유럽의 강, 호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미운 오리 새끼 동화의 백조, 우리가 흔히 백조라고 알고 있는 이 우아한 자태의 새는 '혹 고니'다. 영어 이름으로 보면 고요한 새 'Mute Swan'인데 혹이 없는 고니의 영어 이름이 'Whooper Swan' 즉 시끄러운 새로 고니가 큰 소리로 울고 정신없는데 반해 이 고요의 새, 혹고니는 고요하고 우아하고 도도하기까지 하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강과 호수에서는 거의 항상 볼 수 있다. 도나우 인젤을 방문한 그날도 혹고니가 오스트리아 사람들과 함께 수영하고, 먹을 것을 주나, 안주나 가까이 접근해서 죽 스캔해 본 후, 없다고 생각되면 도도하게 고개를 들고 검은 오리발은 물속에서 엉망진창 휘두를지언정 떠나버린다. 몸집도 딸과 거의 맞먹듯 커서 너무 가까이에서 보면 살짝 겁이 난다.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수가 자꾸 줄어들고 있어 천연기념물로 보호되고 있는 고귀한 새라 한국에서는 멀찍이 떨어져 망원경으로 보는 것만이 다인 새인데, 이렇게 함께 수영하고, 공존하는 모습이 부럽기까지 하다.

     

     

    # 다이빙 하던 아저씨

     

    # 도나우 인젤 뮤직페스티벌



    2. 우리 집 옆의 비너베르크 휴양 구역(Erholungsgebiet Wienerberg)


    우리 집은 비엔나 같지 않은  현대적이고  모던한 새 아파트다. 유럽 사람의 로망인 '해가 드는 테라스'는 없을지언정 새 아파트다 보니 이전 2구의 옛 집에서 가끔 갑자기 출현해서 패닉 상태에 빠지게 하는 정체모를 벌레도 없고, 엘리베이터가 있으며 , 배수구 물도 잘 빠지고, 밝고, 깨끗하고, 쾌적하기까지 해서, 긴 여행 후 10일 정도가 지나면 그래도 나의 일상이 있는 이 집이 그립기까지 하다.
    집에서 저녁 먹고 산책을 다녀올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비너베르크 휴양 구역이 있는데 이곳에 멋진 그네와 호수가 있어, 지역주민들이 애정 하는 곳이다.

    방학이라 한국 아이들은 부족한 교과 공부와 선행학습을 위해, 에어컨이 빵빵한 학원에서 열공모드일 텐데, 우리 아이들은  오스트리아 친구들이 가는 캠프도 안 가고 그동안 새벽 등교로  피곤했을 아이들을 위해 늦잠도 자게 하고, 오전엔 자율적으로 본인이 작성한 방학 계획표에 맞춰 한국에서 갖고 온 EBS학습지와 독일어 인강 공부를 한다. 저녁 5시까지 모든 본인 학습이 끝나면,  저녁 먹기 전 옆 호수에서  수영을 즐길 수 있다.
    공원 산책하듯 걷다 보면 호수가 나오고, 반려견까지 함께 수영을 즐기는 오스트리아인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오스트리아인들의 개 사랑은 아마 세계 최강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남 눈치 안 보고 자유를 만끽하는 유럽인들이다 보니, 가끔 '나체주의자들'을 이 공원에서 만날 수 있다. 유럽에는 사우나, 해변, 공원 등 나체주의자 구역이 정해진 곳도 있고 그렇지 않은 곳도 있는데, 나는 아직 만나보지 못했지만 남편과 아이들은 몇 번 이 공원에서 마주친(?) 모양이다. 아담과 이브가 되고 싶은 나체주의자들을 이해하려면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 왜, 미운아기오리새끼인지 이해가 가는 아기 혹고니

     

    #  반려견을 튜브에 태워주는 모습이 보이시나요?
    # 반려견과 수영하며 공던지기도 하는 오스트리아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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