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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에서 사는 법 24 - Sisi의 꿈의궁전, 헤르메스빌라(Hermesvilla)Austria, Vienna 2022. 6. 15. 23:04728x90반응형
오스트리아 하면 떠오르는 엘리자베스 황후, 흔히 '씨씨'라고 불리는 그녀의 빌라에 주말 나들이로 다녀와 보았습니다. 이곳 헤르메스 빌라는 빈의 박물관 이기도 하고, 앞서 포스팅했던 매월 첫째 주 일요일 무료 박물관의 목록에도 있지만, 몇 번의 환승을 거쳐 가야 하는 조금은 먼 곳이라 주말에 방문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점심을 위해 20여분의 오르막 하이킹 후 만난 레스토랑 Rohrhaus에 관한 정보도 공유하고 추천하고자 합니다.
1. 헤르메스 빌라(Wien Museum Hermesvilla)
주소: 1130 Vienna, Lainzer Tiergarten (Lainz Game Reserve)
입장료: 성인 7€
19세 이하 무료
매월 첫 일요일 무료헤르메스 빌라에 가기 위해서 빈 마이들링(Wien Meidling) 하차 후, 비엔나의 서남쪽 라인츠 동물원(Lainzer Tiergarten) 또는 라인츠 공원(Lainz Gate)으로 가는 62번 트램, 다시 56B 버스 하차 후, 15분 정도를 걸어가면 된다. 입구의 안쪽으로 들어가면 양 옆으로 거대한 초원에 들어 누워 풀 뜯는 사슴들, 호수에는 수십 년 살아가고 있는 듯한 잉어와 각종 물고기들, 미래 조류박사 딸 말로는 천년기념물인 조금은 흔하지 않았던 원앙부부 등을 볼 수 있어 아이들도 신나 했는데 이곳이 합스부르크의 사낭터였기에 사냥 시 사슴, 멧돼지, 꿩 등을 방목하여 풀어두었던 곳이라 아직도 동물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주말이라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단위의 피크닉 하는 모습이 많이 눈에 띄었고, 친환경적으로 나무를 이용하여 만들어진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보니, 한국의 미세먼지 가득한 하늘 아래, 뛰어노는 아이들이 떠올라 이 환경이 마냥 부러웠다.
비엔나의 날씨는 여름, 겨울만 있는 듯한데, 날씨의 변덕도 상당히 심하다. 비가 온 며칠 전에는 얇은 경량 패딩을 입은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으스스했는데, 오늘은 한여름 민소매 옷을 입어도 땀이 삐질삐질 흐른다. 드디어 헤르메스 빌라의 문이 보인다. 헤르메스는 그리스 신화의 메시지 전령으로 씨씨 황후가 직접 베를린에 있는 조각가 에른스트 헤르터(Ernst Herter)에게 부탁하여 빌라의 정문에 배치하도록 했다. 한국식 유교 개념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가족관계이지만, 프란츠 요셉 황제인 남편은 씨씨 황후의 이모, 조피의 아들이고, 원래는 프란츠 요셉 황제가 씨씨의 언니와 결혼하려 했으나, 씨씨에게 반해 씨씨와 결혼을 한 것으로 이종사촌 간의 결혼이다. 너무 어린 나이에 비엔나로 시집을 온 씨씨는 자유분방한 성격에 반한 왕가의 엄격한 격식과 규율 등 모든 것이 숨 막혀, 합스부르크 궁전, 쇤부른 궁전의 삶보다는 외국으로 여행을 많이 다녔고, 그런 씨씨를 남편의 입장에서 바라보며 프란츠 요셉 황제는 마음이 애잔했던 건지 '꿈의 궁전'이라는 이름으로 씨씨에게 가족의 오붓한 삶을 약속하며, 또 그녀가 좋아하는 승마를 마음껏 하라며, 이곳 헤르메스 빌라를 선물 준다.
박물관 안은 내부 사진 촬영이 금지고, 씨씨의 화려한 침실과 침실의 벽화는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의 장면들을 한스 마카르트가 그린 것인데 침실이 너무 화려하여, 숙면을 취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 든다. 유명한 구스타프 클림트가 다른 화가들과 합작하여 그린 '봄'은 살롱에 있으며, 이 헤르메스 빌라는 2차 대전 후 소련의 비엔나 점령으로 파손되어 방치된 것을 주민들이 먼저 복구를 시작하여 지금의 아이돌과 같은 인기를 누렸던 비운의 씨씨 황후를 기억하고 추억하는 장소가 되게 된다. 빌라의 앞에는 레스토랑이 있지만, 아이들과 늦은 아침을 먹은 주말이라 조금 더 하이킹을 해 보기로 하고 헤르메스 빌라를 나와 숲길로 가본다.
2. Rohrhaus
20여분 양 옆으로 울창한 숲 사이를 하이킹한다. 조금은 힘들지만, 숲 속의 맑은 공기와 피톤치드들이 상쾌하다. 특히나 초롱, 청아한 이름 모를 산새들의 노랫소리를 들으며 언덕길을 죽 올라가다 보니, 산 정상에 다다른 것처럼 언덕 위 평평한 곳 왼쪽으로 레스토랑인 Rohrhaus, 오른쪽으로는 친환경 아이들의 놀이터, 정면으로는 탁 트인 초원과 벤치가 있다. 이 벤치에 앉아있는 두 부부의 모습이 인상 깊을 정도로 평화로워 보여 사진으로 남겨본다. 주말이라 그런지 손님이 꽤 많다. 메뉴의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다. 거기다 처음으로 오스트리아에서 만난 미소로 음식을 주문받으며, 계산할 때까지 서비스를 받는 느낌을 받았던 레스토랑이다. 굴라쉬와 슈니첼, 맥주와 레몬에이드를 시켰는데 음식 맛도 기대 이상이다. 시간이 된다면 가 볼 것을 추천하고 싶다.
탁 트인 정상에서 느긋한 주말 오후를 보내고 다시 헤르메스 빌라로 내려오니, 어디에선가 약간은 화음이 맞지 않은 금관악기 음악이 들려온다. 연세 있으신 분들이 더운 날씨에 모자까지 옷을 갖춰 입고, 관광객들과 주민들을 위해 연주해 주신다. 독일어로 설명도 해 주셨지만, 음악에 관한 그리고 그 밴드에 관한 설명이리라. . .
아이들과 어르신들의 고마운 음악을 들으며, 조용히 주말 오후를 마무리하며 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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