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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스 여행: 2023년 델포이 신전에선 어떤 신탁을 내게 줄 것인가?1
    Europe 여행(2022~2023)/2022Greece-Santorini, Athens, Meteora 2022. 12. 15.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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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수기인 동절기에는 8시 30분부터 유적지에 입장이 가능합니다. 오히려 유적지가 문을 열자마자 입장하여 둘러보니, 사람이 많지 않은 델포이의 고고학 유적지는 고요한 돌산, 파르나소스 산의 적막 속에 더 신성한 아우라를 뿜어댑니다.
    델포이 고고학 유적지 안의 고대 경기장까지는 약간의 비탈길을 지그재그로 헉헉 거리며 올라가야 합니다.
    이 높은 곳까지 신탁을 받기 위해 전국 각지, 세계의 다른 도시국가에서 모여들었을 그리스인과 옛사람들을 떠올려봅니다. 절실한 마음이었겠지요?
    신탁을 받으려는 이들은 아폴로 신전에 도달하는 신성한 길로 들어서기 전, 카스탈리안 샘물(The Castalian fountain)에서 갈증도 해소하고, 자신의 몸과 마음을 정화하는 것이 의무였다고 합니다.

    # 극장에서 내려다 보는 아폴로신전과 델포이 정경, 신성함과 고요함이 느껴지시나요?


    '알쓸신잡 3'의 그리스 편을 보면, 여행에 도움이 많이 됩니다.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1. 발굴이 시작되다.


    1891년 그리스 정부는 아테네에 있는 프랑스 학교에 이 유적지에 대한 발굴을 허가하고, 유적지에 위치해 있던 카스트리 마을의 주민들을 모두 이주시킨다. 그 후 1,500년 이상 주변 국가들의 침략과 약탈, 전쟁과 지진, 세월의 흐름 등으로, 묻힌 이야기가 될 뻔한 많은 조각상, 대리석과 같은 고대 유물들이 신전과 극장 등에서 출토되어 마침내 세상의 빛을 보게 된다.

    2. 옴파로스(Omphalos, 세상의 중심)

     

    # 델포이 신전의 옴파로스


    제우스가 세상의 중심을 찾기 위해 우주 끝에서 보낸 두 마리의 독수리가 만난 곳이 바로 이곳 델포이다. 그때는 세계가 원반모양이라고 생각했기에 독수리가 만난 파르나소스산의 이곳이 세계의 중심이며, 세계의 중심을 뜻하는 '옴파로스(Omphalos)'는 델포이의 아폴로 신전에 위치하게 된다, 훗날 옴파로스는 좀 더 넓은 의미로 '신성한 장소'를 뜻하게 되면서 지중해 곳곳의 신전에 놓이게 되어,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에서도 옴파로스를 볼 수 있다.
    어린 시절 '옴파로스'라는 브랜드의 옷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뜻이 그리스어로 '배꼽'이었다니, 역시 아는 만큼 세상은 보인다. 델포이 성전의  옴파로스는 모조품이다. 1913년 발굴된 후, 도난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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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믿거나, 말거나' 신탁은 어떻게?


    기원전 6세기에서 4세기 사이, 대지의 신성한 장소인 이곳 델포이 신전은 문화, 종교의 중심지이자 그리스 세계 통합의 상징이 되어 전성기를 맞이한다. 여사제 피티아(Pythia)는 아폴로 신전의 지하 깊숙한 밀실, 아디톤(adyton)에서 청동 삼발이 의자에 앉아 바닥의 갈라진 틈으로 올라오는 증기(고고학자와 과학자들은 에틸렌, 메탄, 벤젠 가스라고 밝힘)를 마시거나, 손에 들고 있는 월계수 잎을 씹어 환각의 몽롱한 상태에서 신과의 교감 속에 신의 뜻을 아폴로(Apollo) 사제들에게 전달한다. 아폴로 사제들은 전달받은 그 뜻을 신탁을 문의한 사람들에게 전달하니, 그들은 큰 선물과 제물로 감사를 표하고 델포이 신탁의 명성을 전 세계에 퍼뜨렸다. 그리하여 이 델포이의 고고학 유적지는 감사의 뜻으로 세워진 조각상들과 각 도시에서 온 보물이 보물창고에 넘쳐났다. 물론 지금은 무너진 돌덩이의 잔해들만이 뒹굴고 있지만 말이다.

     

    4. 해석하기 나름인 신탁(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크로이소스 왕)

     

     

    그런데 그 신탁은 해석하기에 따라 참 애매모호하여, 우리가 잘 아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어린 남자아이가 어머니를 독차지하려고 하는, 혹은 아버지를 경쟁 상대로 보고 콤플렉스를 느끼며 증오하는 심리) 오이디푸스 대한 예언에서는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의 잠자리를 갖지 않기 위해서 고향으로 돌아가지 말아야 한다.'라고 했으나, 그의 진짜 고향을 알려주지 않아, 자신이 자란 코린토스를 고향으로 잘못 알고 돌아간 오이디푸스의 불행을 막을 수 없었다.

    또한, 리디아(Lydia)가 메디아(Media)와 전쟁을 시작하기 전, 받은 신탁은 '노새가 페르시아의 왕이 되거든 발이 부드러운 리디아 인이여, 자갈이 많은 헤르모스 강을 따라 머무르지 말고 도망쳐라. 겁쟁이라는 말을 두려워 말고...'라는 것이었다. 크로이소스 왕은 노새가 페르시아의 왕이 될 일은 없으니, 전쟁에서 단연코 이길 것이라고 이 신탁을 자기 편한 대로 해석하였다. 결국 리디아 왕, 크로이소스의 대제국은 멸망하게 된다.

    한때 온 세상을 호령하여 "크로이소스만큼의 부자 (Rich as Croesus)”라는 옛 말이 있을 정도의 부귀영화를 누렸던 크로이소스 왕은 운명의 불확실성과, 부, 명예의 허망함을 죽어가는 순간에 깨닫게 되어, “살아 있는 한 누구도 행복하다 말할 수 없다, 죽은 후에 그 사람이 진정 행복한 사람인지를 알 수 있다”라고 했던 솔론을 외치며 죽어갔다. 

     

    인생사 새옹지마이다. 



    글 만으로 신탁의 모습을 상상하기에는 호기심이 더 발동하여, 검색을 해본다. 이국적이며, 오리엔탈리즘에 관한 주제를 주로 그렸던 이탈리아의 화가 카밀로 미올라와 영국의 화가 존 콜리어의 그림들로 그 호기심을 채워본다.

    # Camillo Miola(1880) The Oracle, J.Paul Getty Museum
    # John Collier(1850-1934) Priestess of Delphi, Art Gallery of South Australia

     

    명리학, 사주, 토정비결, 관상, 손금, 심리학에 관심이 많은 나는 이번 델포이의 신전 여행이 무척 흥미로웠다. 그 당시의 신탁이 믿거나, 말거나, 해석하기 나름이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이 신성한 땅을 나의 두발로 우뚝 밟고, 영험한 대지의 기운을 온몸으로 느꼈으니 좋은 운의 기운이 나에게 올 것이다.

     

    하늘 높이 양손을 벌려본다. 들숨과 날숨으로 내게 올 2023년 대운의 신성한 기(氣)를 몸속으로 가득 채운다. 풍선이 되어 날아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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