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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리스마스 이브, 진짜 산타 할아버지를 만나다!
    Austria, Vienna 2022. 12. 27.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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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 건지, 종교를 빼고 세계사를 논할 수도 없거니와 여러 유럽국가를 다녀보고 또 비엔나에 살면서 몸소 느끼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음력설이 최대의 명절이라면 유럽국가에서는 단연코 크리스마스인가 봅니다.
    아이들은 24일부터 2주간의 겨울 방학이 시작되었고, 모든 공공기관, 상점들이 모조리 문을 다 닫습니다. 26일인 월요일 오늘은 마트만이라도 문을 열었을 줄 알았는데, 오늘도 성스테판 데이(St. Stephen's Day)라는 공휴일이어서, 친구가 준 음식보따리가 아니었으면, 냉장고가 텅텅 빈 우리 집은 가족들이 쫄쫄 굶을 뻔했습니다.
    유럽에 살면서 제일 불편한 건 마트 영업시간입니다.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6시까지, 일요일은 영업하지 않는데, 이렇게 공휴일 쉬는 날이면 마트, 상점, 공공기관 모든 곳이 문을 닫습니다. 그리고 토요일 급히 문 닫기 전 주말장을 보려면 긴 계산대 줄 인내하기는 당연한 일입니다. 유럽에 살면서 '인내하는 법'을 배웁니다.

    캐나다와 미국에서는 크리스마스를 보낸 기억이 있지만, 유럽의 크리스마스는 이번이 우리 가족에게는 처음입니다. 크리스마스에 진심인 프랑스인 남편과 폴란드인 부부의 친구집에 초대를 받아 유럽의 진짜 크리스마스를 느껴봅니다.


    1. 크리스마스 저녁



    막상 크리스마스가 와도 별다른 계획도 없는 우리 가족을 또 초대해 주는 고마운 가족이 있다.
    이미 큰 아이는 산타의 존재를 믿을 나이가 지났고 작은 아이는 의심하면서 믿는 나이이긴 한데, 친구집의 아이들은 3살, 5살이라 아이들의 선물과 파티와인을 준비해서 방문한다.
    폴란드가 고향인 친구는 크리스마스라 친정부모님이 오셨고, 친정아빠가 깜짝 산타할아버지가 될 것이니, 아이들이 무척이나 즐거워할 거라고 기대하란다.
    다가 올 12달을 축복하기 위한 12가지 음식을 폴란드에서는 크리스마스 때 나눠먹는다고 한다. 식탁이 넘칠 정도로 계속 음식이 나온다.
    청어를 소금에 절인 회, 크림소스에 섞은 회, 각종 샐러드, 한국의 만두와 같은 피에로기, 비트수프, 버섯수프, 연어스테이크, 새우꼬지, 스페인식 안주인 타파스...
    와인과 차와 음악과 함께 즐거운 대화가 오고 간다. 영어, 폴란드어, 프랑스어, 독일어, 한국어가 오고 가니 두뇌가 일시정지되는 듯하다. 프랑스인 남편은 달팽이, 칠면조와 같은 음식을 크리스마스 때 프랑스에서 먹는다고 한다. 아직 파리의 에펠탑과, 모나리자의 그윽한 미소를 보지 못했는데,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겨울이 되어선지 선뜻 프랑스 여행계획이 세워지지 않는다. 왠지 바케트 빵이 체크보자기에 싸여 삐져나온 피크닉 바구니를 들고 에펠탑이 보이는 잔디밭에서 사진을 남겨야만 할 것 같은 파리다.

    # 크리스마스 타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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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Santa Claus Is Coming to Town


    딩동





    드디어 엄청나게 큰 선물보따리를 든 산타할아버지가 등장한다. 검정벨트에 부츠까지 진짜 산타할아버지다.
    이제 3살인 Max는 산타할아버지가 너무 무서워 눈물이 글썽글썽, 엄마품에서 내려오질 않는다.
    아이들 모두 선물증정식이 끝났는데, 어른들에게도 모두 선물을 나누어 주시는 마음 넓은 산타할아버지.
    우리 둘째는 아무래도 Max의 외할아버지 같다고 자꾸 의심하지만, 모두가 모른척한다. 할아버지는 약주를 많이 드셔, 이층에서 주무시고 계시다고...

    감사합니다. 산타할아버지. 내년에 또 뵐 수 있을까요?


    # 산타할아버지 등장
    #  산타할아버지 선물 증정

    3. 크리스마스 디저트



    이제 후식 쿠키, 케이크, 커피, 각종 음료가 나온다. 아이들과 손수 만들었다는 크리스마스 치즈케이크와 쿠키들.
    맛있다고 하니 남은 음식들을 다 포장해서 준다. 토요일 장을 못 본 걸 알고, 주말 먹을 빵, 과일도 포장해 준다.
    폴란드인은 어쩌면 한국인의 초코파이 '정(情)' 문화가 있나 보다. 고맙고 또 고맙다.
    나중 한국에 진짜 돌아가야 할 때면, Max 가족이 많이 그리울 것 같다.

    #크리스마스 케잌과 쿠키들



    집에 돌아와 산타할아버지의 선물을, 친구의 음식을 보며 2023년의 토정비결 귀인은 Fredy와 Justyna 가족이 아닌가 생각한다. 2022년의 마지막날은 비록 요리엔 똥손일지라도 이 부부와 멋진 저녁을 우리 집에서 마무리하기로!
    이 집 개냥이 드래곤이 가는 우리가족을 배웅해준다. 냐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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